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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창가 풍경 관련 사진

    혼자여서, 오히려 괜찮았다
    혼행이 남긴 작은 확신들

     

    혼자 여행을 하며 알게 된, 혼자여서 오히려 괜찮아졌던 순간들에 대한 감성 에세이. 

    혼행이 남긴 작지만 깊은 변화.

     

    예전의 나는

    ‘혼자’라는 말에

    조금 예민했다.

     

    혼자 밥을 먹는 일,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

    혼자 어딘가에 머무는 일.

     

    그건 늘

    조금 부족한 상태처럼 느껴졌다.

     


    혼자여서 괜찮았던 식사

    혼자 여행을 하며

    가장 먼저 괜찮아진 건

    혼자 먹는 밥이었다.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야 할 필요도,

    분위기를 맞출 필요도 없었다.

     

    그저 음식의 온도와 맛에

    집중하면 되는 시간.

     

    그 식사는

    생각보다 천천히,

    그리고 충분했다.

     

    혼자여서 편안했던 이동

    버스를 놓쳐도,

    길을 조금 돌아가도

    괜찮았다.

     

    재촉하는 사람도,

    미안해할 대상도 없었다.

     

    혼자 움직인다는 건

    실수조차도 일정의

    일부가 되는 일이었다.

     

     

     

     

     

     

     

    혼자여서 마주할 수 있었던 밤

    낯선 도시의 밤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가로등 아래에서

    혼자 걷는 시간이 있었다.

     

    외롭다기보다는

    이상하게 안정됐다.

     

    그때 처음으로

    혼자여도 괜찮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남은 감각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 감각은 남아 있었다.

     

    혼자 카페에 앉아 있는 시간,

    아무 약속 없는 주말.

     

    예전 같았으면

    괜히 불안해졌을 순간들이

    이제는 꽤 편안해졌다.

     

    혼행은 나에게 새로운 용기를 준 게 아니라,

    이미 있던 감각을

    다시 꺼내준 것에 가까웠다.

     


    그래서 나는 안다

    혼자여서 괜찮아진 순간들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쌓이면서

    나는 조금 덜 흔들리는 사람이 되었다.

     

    혼자여서 괜찮아졌다는 건

    외로움을 이겼다는 말이 아니라,

     

    나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불편하지 않아졌다는 뜻이다.